위험한 세계에 살다보면 위험한 사람이 된다-. 그녀는 그 말을 참 잘도 이해했다. 짧은 인생을 살면서 겪은 수많은 인간군상들 중에, 칼을 들고 설치는 사람, 주먹질로 안면을 내려앉히는 사람, 높은 곳에서 발을 걸어 밀어버리는 사람, 삽으로 대갈통을 찍어버리는 사람, 심지어 뺨 몇 대 때리는 것으로 사람을 반쯤 죽여놓을 수 있는 사람까지 있었는데, 어떻게 그...
이제 와서 고백하자면, 미성년의 나는 줄곧 대학생이 되기만을 기다려왔다. 고등학생일때는 잘 알지 못했지만, 일단 미지의 세계와 자유의 시대가 펼쳐질 것만 같은 상상에 빠져있었다. 좋은 대학을 가면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막연한 상상이었지만, 그래도 나름 공부도 했다. 지금 와서 고백하자면, 내가 믿고 있던 사실의 반, 딱 그 정도는 맞는 말이었다. 나는...
티스토리 주소입니다. 근데 집은 여기라서. 티스토리는 삘 받아야 뭔가 올려요. 일단 알아주세요... https://judepofk.tistory.com/
나는 일기를 쓰는 것을 좋아했다. 어릴 적부터 친구들이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서 머뭇거리는 초등학생의 열 줄짜리 일기를 나는 두 장이고 세 장이고 쓸 수 있었다. 세상에는 뭐 그리 얘기할 게 많은지. 어제의 날씨, 내일 놀러 가기로 한 친구들과 길거리에 지나치는 꽃까지 별것이 다 흥미로웠고, 눈에 보이는 것이라면 나는 어떤 이야기든 만들어 낼 수 있었다. ...
병에 걸렸다. 불치병은 아닌 것 같은데 치료약은 구하기 힘들 것 같다. 쿵쿵대는 심장, 괜히 오락가락하는 기분, 휴대전화 카톡을 이유없이 노려보는 등 여러 증상이 있다고 한다. 정확한 병명은 아직 명명된 바 없으나, 세간에서는 상사병이라고 부르는 듯 하다. 가벼운 상태라면 짝사랑으로 넘어갈 수 있다지만, 그것도 너무 길어지면 사람을 무기력하게 만드는 듯 나...
그의 눈동자는 깊었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깊었다. 정말 어두울 정도로 깊어서, 잘못 걸리는 새끼는 목을 뜯어버리겠다, 경고와도 같은 살기를 힘도 들이지 않고 내뿜을 때도 있었다. 그에게 잘못 걸린 새끼들이, 목은 물론이요 다른 신체부위도 덤으로 뜯기는 꼴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실제로 있는 일이기도 했다. 사람이 죽는 것을, 정확히는 그가 죽이는 것...
"...아." 어떡하지. 어떡하지. 어떡하지. 내가 왜 술처먹고 곱게 집에 안들어간거지. 왜 밖에서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닌거지. 왜 그랬지. 물론 그녀 자신의 술버릇이 마시면 안 들어가는거기는 하지만. 술버릇이 이런 스타일이면 술은 마시면 안된다고 누가 그랬는데, 밖에서 객사할 운명이라고. 생각해보면 차라리 어제 그를 만나기 전에 객사하는게 더 좋은 선택지였...
날이 어둑어둑 저물어간다. 쨍쨍하던 해가 서쪽 산의 뒤로 슬금슬금 숨어버리고, 대신 땅거미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아직 날이 어둡지는 않았으나, 마음이 조급해진 사물은 말을 재촉한다. 더 늦어버리면 성에 도달하지 못하고 밖에서 밤을 새야할지도 모른다. 원치 않는 일이다. 몸을 조금 더 낮추어 속도를 내며, 사물은 주위를 둘러본다. 몇 번 지나 익숙한 길이 ...
멍청한 신선놈들. 화담은 그 말을 한번 더 되뇌었다. 따지고보면 모든게 그 놈들의 잘못이거늘 괜히 혼자 독박을 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니, 그렇게 화를 돋울 필요는 없다. 어차피 일어난 일이고, 과거의 일이다. 오늘은 민일이 나갔다. 평소보다 조금 빠른 외출이었다. "선생님!" 벌써 돌아왔나, 그는 작게 혀를 차면서도 자리에서 일어나 맞을 준비를 했다...
꿈을 꿨다. 너무 오랜만에 꾼 꿈이라서, 마치 진짜같은 꿈이었다. 아니, 진짜였으면 하고 바라고 싶은 꿈이겠지, 그녀는 자신에게 조소했다. 그 안에서는 당신이 살아있었다. 모두가 살아있었다, 그래. 변절하지 않은 염석진이, 추상옥이, 황덕삼이, 아네모오-네의 마담, 키무라, 미츠코, 영감 그리고 당신. 우리는 모두 경성에 있었다. 경성에 가면 뭘 할건데? ...
"나으리, 저녁상을 들일깝쇼." "그래." 명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남자는 미닫이 문을 밀어 열고 상을 든 하인들에게 손짓했다. 둥근 나무 상 위의 접시들은 각기 다른 색의 군침도는 음식들로 채워져있었다. 조심스러운, 허나 신속한 발걸음으로 상 모퉁이를 하나씩 잡아든 여인네들이 상을 안으로 들인다. 그래도 방이 컸으므로 저 안쪽 주인의 앞에 도달하기에는 시간...
'고마워하면 고맙고. 나중에 밥 한끼 사준다 하면 더 고맙고.'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는 분명 그렇게 말했다. 그러면 고마워하는 것을 넘어서 밥 한끼 사야하겠네. 암, 그래야 사람의 도리겠네. 솔직히 조금은 괴변이라고 부를 수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머릿속으로 논리를 정리해가는 지은이었다. 오늘은 토요일. 완벽하게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토요일...
글러지만 글러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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